8월 중순, 서울은 사방에서 습기가 맴도는 날씨지만, 몽골에 내려서니 그야말로 "건조"라는 말이 피부로 와 닿습니다. 밀밭 바람엔 먼지가 실려 있고 해는 높게 걸려 있습니다. 몽골 출장 내내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여기에서 ‘잘 작동하는’ 농기계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 질문을 품고 구보다 몽골 법인 담당자, 그리고 밀 농장 관리자들과 함께 밭을 돌고, 현장 성능을 이야기 나눴습니다.
그린맥스는 이번 출장에서 중요한 두 가지 방향을 잡았습니다. 하나는 2026년 초, 대형 트랙터에 연결된 ‘초광폭 로터베이터’에 진공파종기를 함께 장착하여 실제 밀밭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고, 또 하나는 2025년까지 구보다 몽골 법인과의 MOU를 체결하는 기본 협의를 마쳤다는 사실입니다.
진공파종기와 로터베이터
농업기계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로터베이터의 역할을 잘 아실 겁니다. 흙을 고르고 부숴주는 고마운 기계죠. 그런데 넓은 평야에서 쏟아지는 한계 없는 작업 수요는 단순한 토양 정리만으론 부족합니다. ‘파종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면?’
몽골처럼 바람이 세고 물이 귀한 환경에서는 작업 횟수가 많을수록 손실도 큽니다. 흙먼지, 바람, 자잘한 돌들… 이런 요소 하나하나가 씨앗의 정착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로터베이터로 부드럽게 고른 땅 위에, 씨앗을 바로 박아넣는 ‘진공파종기’의 조합은 단순 기술 이상으로 실용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씨앗 낭비는 줄이고, 발아율은 높이고, 작업 시간은 단축 가능한 구성이기 때문이죠.
테스트 모델
이번 논의에서는 현재 그린맥스의 SK 초대형 로터베이터 모델 중 일부를 바탕으로 몽골 현장에 맞춘 테스트용 모델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대표적인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 130마력 이상의 대형 트랙터용
- 경사지에서도 안정적 작동
- 메마른 토양에서도 강력한 쇄토 결합력
- 진공파종기 부착 시 유지 가능한 회전력 및 안정성
로터베이터는 강력한 구동력을 자랑하지만, 여기에 진공파종기를 어떤 방식으로 결합할지는 테스트를 통해 세밀하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간단히 얹어만 놓는 게 아니라, 무게 중심, 진동, 회전수 등 복합적인 요소를 반영해야 안정적인 파종이 가능하니까요.
실제로 현장에서 로터베이터를 돌아가게 하면서 뒤에서 나오는 흙의 입자 크기, 뭉침 정도, 토양 상태 등을 빠르게 체크하고, 진공파종기의 흡입력과 주행 속도 간의 균형도 현지 기술진과 꼼꼼히 나눴습니다. ‘파종기 부착을 위한 전용 프레임 설계’라는 새로운 과제도 얻었습니다.

왜 그린맥스가 현장에서 직접 조율하나?
기계는 종이위 사양이 아니라, 땅 위에서 돌아가는 움직임으로 증명됩니다. 그래서 그린맥스는 해외 프로젝트의 시작을 늘 ‘현장’에서 찾습니다. 책상 위 도면으로는 느낄 수 없는 흙의 질감, 작물의 뿌리 깊이, 습도의 차이, 운전자의 작은 습관까지 조율해야 진짜 농기계를 만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몽골 현장은 척박하면서도 넓은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개발된 농기계 기술이 이곳에 잘 안착한다면, 단순 수출을 넘어선 기술 협력의 전환점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린맥스는 구보다 몽골, 그리고 밀 농장들과의 MOU를 시작으로, 이 시장에 진짜 필요한 맞춤형 솔루션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앞으로 이곳에 다시 올 때, 우리 로터베이터와 진공파종기가 끝없이 펼쳐진 밀밭 사이를 누비길 기대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결국 사람•기계•땅—이 세 박자의 조화가 가장 단단한 해답이라는 걸 느낍니다.
그린맥스 강대식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