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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ODA 농기계 기술센터 미팅 후기 – 현지 토양에 맞는 맞춤형 로터베이터는 어떻게 접근할까?

2025. 8. 18.
그린맥스
3분 읽기
몽골 ODA 농기계 기술센터 미팅 후기 – 현지 토양에 맞는 맞춤형 로터베이터는 어떻게 접근할까?

2025년 8월 15일.. 울란바토르 날씨는 하늘이 시릴 만큼 맑았고, 바람은 묘하게 메마른 흙냄새를 실었습니다. 몽골은 늘 고요함과 투박한 에너지로 말을 아끼게 만드는 곳입니다. 오늘은 그곳에서 ‘농기계 기술센터’ 설립과 관련된 ODA(공적개발원조) 프로젝트 미팅이 있었습니다.

그린맥스는 오랜기간 몽골 지역과 밀접하게 협력해왔고, 그 중심엔 언제나 ‘토양’과 ‘기계’라는, 어찌 보면 전혀 다르게 생긴 두 존재의 궁합을 맞춰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ODA, 기계, 그리고 사람

오늘 미팅은 몽골 농업부 관계자들뿐 아니라 기술 컨설팅 팀, 그리고 로컬 농장 운영자 몇 분도 참가했습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단순히 농기계를 보내자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기술 기반을 함께 만들자는 데 있었습니다. ‘기술센터’는 그런 의미에서 물류창고 이상의 전략적 단위거든요.

기술센터라는 이름 아래 준비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정비 설비와 교육 공간이 아니라, 현지인의 농기계 이해도 향상, 유지보수 역량 내재화, 그리고 몽골형 농기계 개발 테스트 현장이 모두 포함된, 일종의 ‘농기계 종합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이쯤 되면 질문이 생깁니다. “한국 기계를 여기에 그대로 두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답은 ‘그렇지만, 아니다’입니다.

 

로터베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넣을 것인가

그린맥스의 주요 품목 중 하나인 로터베이터는 토양을 갈고 부수는 작업을 담당합니다. 트랙터에 부착되어 회전하면서 흙을 잘게 부숴주는 장비죠. 하지만 이 기계도 땅을 ‘어떻게’ 만질지에 따라 종류와 설정이 달라집니다. 같은 100마력대 트랙터라도, 제주에서 쓰는 로터베이터와 몽골 평야에서 쓰는 건 그 사양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몽골 현장은 수분이 매우 부족하고, 자갈 함유량이 높고, 기온 차가 커서 아침엔 딱딱하게 얼어 있다가 점심엔 바스러지는 토양이 많습니다. 특히 초원지대의 개간을 위해선 강력한 쇄토력과 동시에 장시간 작동에도 내구성이 버텨줘야 하죠.

오늘 미팅에서는 저희의 SK 초대형 모델과 제주형 NT 시리즈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바탕으로 시험장비 구성을 검토했습니다. 동시에 심경형 쟁기 타입의 도입 논의도 이어졌죠. 깊이 갈아엎고, 동시에 부드럽게 파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계라는 건 현장에서 결정되는 것

제가 기계 엔지니어가 아닌 기획 실무자로서 자주 느끼는 건, 책상 위엔 언제나 ‘오답’만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저희 팀도 여러 차례 “이 사양이면 되겠다 싶었는데, 막상 가동하면 흙이 얽혀서 툭툭 멈추더라”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늘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현지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가능하면 직접 밭에 들어가보는 겁니다. 기계를 잘 수입하는 것만큼, 그 기계가 ‘여기에서도’ 잘 작동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오히려 더 중요하니까요.

기술센터에서 계획 중인 또 하나의 큰 목표는 ‘자동화 기술에 대한 기초 개념’을 확산하는 일입니다. 아직 몽골 다수 농가에서는 농기계 유지관리 개념 자체가 희박하지만, 몇 년 내에는 농기계의 기본적인 자가정비, 부품교체, 안전사용법까지도 숙달된 농장기술자들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린맥스는 단지 농기계를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기술력으로 누군가의 땅이 조금 더 부드럽게 갈아엎어지고, 흙 속 비료가 알맞게 섞이고, 더 튼튼한 작물이 자라고, 그로 인해 그들의 시장 경쟁력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기계를 판다는 건 결국, 사람 일을 돕는다는 뜻이니까요.

오늘 미팅은 다음을 위한 한 단계입니다. 내일은 현지 농기계 기사분들과 함께, 토종 작물 재배 시기와 토양 특성에 따른 기계 적용 테스트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기술센터에 정돈된 매뉴얼로 남겨, 장기적으로 누군가가 ‘그건 이렇게 하면 돼요’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몽골의 토양은 척박하지만, 그만큼 많은 가능성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기술이 그 사이에서 한 발 먼저 걸음을 내딛게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린맥스 강대식 드림

 - 2023년 8월 울란바토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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