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새 아침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공장 마당 감나무도 제법 가지를 털기 시작했고요. 출근길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절로 손에 쥐어지는 요즘, 공장 안팎으로도 분주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엔 그야말로 ‘다국적 일정’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로 나가는 퇴비살포기 부품 포장 작업이 마무리됐고, 명일기공에서 요청한 전천우 쟁기 MB260 모델 로터베이터 10대 수주도 확정됐습니다. 그리고 이집트 암로사에는 RT190 로터베이터 40대 견적서를 제출했죠.
견적부터 제출해 주세요
보통 로터베이터 수출 건은 기술 협의부터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집트 건은 조금 달랐습니다. 현지에서 RT190 모델의 성능을 사전에 검토하고 있었고, 직접적인 샘플 요청보다는 대량 견적서 제출을 먼저 요청해왔습니다.
견적에는 단가만 적힌 것이 아닙니다. 작업 환경, 트랙터 조건, 유지보수 주기, 부품 교체 주기까지 포함해서 정리합니다. 현지 운영 방식이 국내와 다르기 때문에 이런 정보 없이는 출하 이후 문제가 생길 수 있기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집트 같이 모래 함유량이 많은 장소에서 사용시는 특성상 날의 마모가 빠르고, 기계 세척 주기가 길어 부품의 내구성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마모가 심한 부위엔 특별 사양을 적용한 옵션으로 견적서를 구성했습니다.
같은데 다르다(?)
명일기공과는 오래 협업해온 파트너입니다. 이번에 요청받은 전천우 쟁기 MB260 모델 로터베이터 10대는 얼핏 보면 단순 반복 수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경사지 작업 빈도가 높은 지역이라, 프레임 보강 구조를 다시 조정했습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작업 환경, 트랙터 마력, 작물 종류에 따라 설정값이 달라집니다. 처음 수량만 듣고 견적을 내면, 나중에 현장에서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지?”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인도네시아 퇴비살포기
인도네시아 퇴비살포기 부품 출하도 마무리됐습니다. 이번에는 센터축, 브래킷, 실링류 중심 구성이었습니다. 이미 수차례 출하한 부품이었지만, 이번엔 트랙터 유압 구조가 일부 변경됐다는 얘기를 듣고 브래킷 체결 위치를 수정했습니다.
이런 수정은 도면만 봐선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현장에선 “왜 여기에 구멍이 없지?” 하는 말 한마디가 문제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출과 수주는 다르지만,
닿아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번처럼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요청이 들어오면, 단순히 일정만 조율하는 게 아니라 각 지역의 사용 환경과 흐름을 동시에 상상해야 합니다. 이집트의 건조한 평야, 인도네시아의 습한 기후, 그리고 국내 경사지 작업 환경까지—기계는 똑같아도, 조건은 다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수출이든 국내 수주든, 항상 같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현장에서 그대로 쓸 수 있는가?”
그 질문 하나가, 부품 하나의 위치를 바꾸고, 견적서 한 줄의 설명을 추가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게 그린맥스가 지금까지 지켜온 방식입니다.
이집트 견적서가 잘 전달되고, 인도네시아 부품도 무사히 도착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명일기공 MB260 로터베이터도, 이번 가을 밭에서 문제 없이 작동하길 기원합니다.
로터베이터 출하 전 확인, 작은 차이가 현장에서 달라집니다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기계는 도면보다 현장에서 말을 더 잘합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그 말에 귀 기울이며,
기계보다 사람과 땅부터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 그린맥스 대표 강대식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