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작은 눈으로 시작됐습니다. 아침 출근길, 차창에 소복이 쌓인 눈을 털어내며 시동을 겁니다. 공장 앞마당도 반쯤은 하얗게 덮여 있었고요. 겨울철 작업장은 언제나 조심스럽습니다. 기계가 차가워지고, 손끝도 둔해질 수 있어서 시작부터 긴장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몸을 녹이기도 전, 연구소에서 로터베이터 관련 부품 제작 요청이 들어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단품이긴 하지만, 킹로타리 계열 부품이라면 무게가 다릅니다. 설계 기준도 까다롭고, 작은 오차 하나가 전체 조립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요청은 늘 신중하게 접근하게 됩니다.
작업을 시작하자, 오전보다 더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창밖은 조용했지만, 안쪽 작업장은 점점 더 바빠졌습니다.
특히 이번 부품은 회전 부위와 맞닿는 구조라, 용접 순서와 열 분산을 잘못하면 뒤틀림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겨울철엔 소재 수축이 크기 때문에, 열을 어떻게 분배하느냐도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연구소 요청, 작은 제작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연구소 요청은 언제나 조금 다릅니다. 양산을 전제로 한 사양이 아니기 때문에 단품이라도 ‘그냥 하나 만들어주세요’라는 말 속에 많은 변수와 책임이 숨어 있습니다.
작은 부품 하나지만, 누군가는 이걸로 실험을 하고, 또 다른 구조를 설계하겠지요. 오늘 제작한 부품이 그 시작이 된다면, 더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킹로타리 단품 제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순히 하나를 만든다기보다는, 이후 시리즈 제작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잡아주는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수량보다 정확도에 집중했고, 제작 중간에도 수차례 치수 확인과 현장 피드백을 반복했습니다.
눈 덮인 날의 부품 하나에도 계속 움직이는 현장
작업이 끝난 후, 다듬어진 부품을 놓고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손끝은 아직도 차가웠지만, 마음은 조금 따뜻해졌습니다. 겨울은 농기계 업계에 있어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단품 하나라도 그 안에는 누군가의 노력과 정성이 들어있습니다, 그걸 위해 저희는 오늘도 철판을 깎고, 용접기를 듭니다.
눈이 내린다고 작업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럴수록 더 정확하게, 더 조용하게 움직이게 됩니다. 오늘 제작한 이 부품이 어떤 구조 실험에 쓰일지, 어떤 장비의 기준이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그 시작이 질 되도록 만드는 일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걸요....
– 그린맥스 강대식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