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뒤집는 일, 생각보다 빠르게 닳는 것들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클 때면, 밭 상태도 하루 사이에 많이 달라집니다. 새벽에는 흙이 딱딱하게 있다가, 오후엔 부드럽게 풀어지죠. 이런 날은 기계 작업을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갈립니다. 보습(쟁기의 날) 하나만 봐도, 땅 상태에 따라 마모 속도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보론강 보습, 단단한 땅에 대응하는 선택
이번에 저희가 테스트 중인 고속쟁기에는 이탈리아 Muzzi사의 보론강(Boron Steel) 보습과 암을 적용했습니다. 보론강은 일반 탄소강에 비해 마모 저항이 뛰어나고, 고속 회전 시에도 열변형이 적은 재질입니다. 쉽게 말하면, 딱딱하거나 돌이 섞인 땅에서도 오래 버틸 수 있는 강재인 셈입니다.
보론강은 특히 마모가 많은 쟁기 작업에는 적합한 재질로 알려져 있죠. 농기계에 익숙하신 분들은 다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쟁기는 튼튼하면 되지, 뭘 더 바꿔?” 그런데 그 ‘튼튼함’이 요즘처럼 작업 속도가 빨라지고, 토양 조건이 까다로워질수록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린맥스는 그동안 다양한 쟁기를 개발해왔지만, 이번 모델은 특히 속도와 내구성을 동시에 요구받는 장비입니다. 현장에서 “하루 작업량을 늘리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고, 그러려면 한 번의 통과로 깊이 있고 일정한 작업이 가능해야 했습니다.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이 바로 보습입니다.
도면은 고정돼도, 현장은 계속 움직입니다
기술 사양서엔 “보론강 적용, 내마모성 향상”이라고 간단히 적혀 있지만, 그 안엔 수십 번의 현장 피드백이 담겨 있습니다. 마모가 시작되는 시점, 보습 교체 시기, 작업 후 잔류 진흙의 위치까지—이 모든 게 실제 사용자의 손끝에서 나오는 정보입니다.
보습 교체 주기, 정답은 없습니다
“보습은 얼마나 자주 바꿔야 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기준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보습이 땅을 가르지 못할 때, 그건 기계가 아니라 땅이 먼저 알려주는 신호라는 것.
기계보다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할 때
전천후 고속쟁기 개발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일이 아닙니다. 현장의 패턴을 바꾸고, 작업자의 부담을 줄이는 일입니다. 보론강이 마모를 줄여주고, 암의 형상이 충격을 분산시켜주면, 결국 그 혜택은 현장에서 하루 종일 기계를 다루는 분들께 돌아갑니다.
지난번 에콰도르 수출 사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좋은 기계란 결국 ‘그냥 이렇게 쓰면 돼요’라는 말을 듣는 장비여야 합니다. 이번 고속쟁기도 그런 기계가 됐으면 합니다.
쟁기 하나도 그냥 만들지 않습니다. 보습 하나, 암 하나에도 현장의 말이 담겨 있어야 기계가 오래갑니다. 앞으로도 그린맥스는 현장에서 사용하시는 분들의 말을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그린맥스 강대식 드림




